리키샤 타로 - 엔드롤
구리님 리키샤 타로 커미션 백업
엔드롤 (영화 속의 두 사람)
리키샤의 영화는 복수극에 가까운 것 같아요. 비극적인 운명을 맞이하고,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빼앗긴 운명을 탈환해오려는 이야기. 두 인물이 발을 내딛는 순간마다 모든 것이 새롭게 정의됩니다. 그러나 리와 키샤도 하나씩 바뀌어나가 마지막에는 그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지도 몰라요. 그럼에도 나아갑니다. 둘은 부서지는 와중에도 둘의 이름을 가지고 새로운 이야기를 쓰는 인물이거든요. 비록 보면서 관객들이 괴로워서 영화관을 나서고 싶어질 정도라 해도...
영화의 연출은 스케일 크고 다이나믹한 액션을 상상해도 좋아요. 그런데 매번 다치고 망가지는 거죠. 리와 키샤 앞에는 예기치 못한 일들이 계속 일어나고, 둘을 공격하려는 존재도 많습니다. 계속해서 적이 나오고 그걸 넘어서야 하기 때문에 잠시 떨어졌다 만나기도 하고(이 경우 한 사람의 시점 또는 교차 시점으로 보여짐) 도움받지 못하는 순간도 있어요. 그럼에도 믿습니다.
두 사람의 카드를 보면 키샤가 리를 이끌어주는 역할에 가깝군요. 키샤는 어디서나 환영받는 능력있는 인재입니다. 아랫사람들에게 존경받고 그들을 잘 대해주는, 이미 지위가 있는 사람으로 보여요. 키샤는 온화하고 흠잡을 게 없는 사람이었대요. 리는 현명하나 조용한 편에 속해요. 키샤처럼 직급을 달거나 이름을 날리진 않고요, 직업이 있어도 뒤에서 백업하는 느낌이었다고 해요. 그러나 그만큼 주변 환경을 잘 살피고 분석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죠. 이번 이야기는 왠지 SF 미래시대를 생각하게 되는데... 퍼니싱과는 다르게 발전한 인류의 미래를 상정하고 읽어보겠습니다.
앞서 복수극이라고 했죠. 영화는 리와 키샤가 함께 평화로운(?) 일상을 사는 모습을 보여주며 시작합니다. 함께 장교로 합격했다거나 원했던 지역에 배정받아 기뻐해요. 둘은 같은 이상이나 목표를 가지고 있어서 함께 일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즐겁거든요. 하지만 새롭게 들어간 환경에서 정체불명의 습격을 당하고, 리와 키샤 둘 중 한명은 중상을 입습니다. 어떤 훈련 과정에서도 겪은 적 없는 공격과 적이었어요. 그래서 동료들을 잃고 살아남은 리와 키샤가 계속 나아가는 것입니다.
몸이 부서진다는 건 정말 물리적으로 그런 것 같습니다. 이번 리딩의 주요한 카드는 '새로운 시작'이거든요. 리와 키샤는 몸이 부서지면 망설임 없이 새로운 몸으로 옮겨가며, 이용할 수 있는 모든 자원과 환경을 이용하며 나아갑니다. 그래서 이 영화에서 리와 키샤는 시작할부터 어느 장면을 틀어도 모습이 같지 않아요. 계속 다른 몸으로 갈아타니까요. 그러한 접속은 순식간이고 이 세계관에서 '몸'이라는 건 공공재이기도 하고 소모품이기도 합니다.
적에 대해 아는 것은 하나도 없지만 망설일 시간이 없어요. 둘은 도박을 합니다. 우리가 이 작전의 끝에 모르는 모습이 되어 있더라도, 우리는 무조건 서로를 알아보고 서로의 이름으로 불러주자는 약속을 하고요. 우리에게는 헤쳐나갈 능력이 있다고, 계속해서 다짐합니다. 그래서 부서져도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른 몸에 들어가고, 또 공격하고, 부서지고, 공격하고... 를 반복하는 전개네요. 적들을 무찌르고 상황이 정리되고 나면 다시 만납니다. 둘은 너무 달라진 모습에 머쓱해서 괜히 부끄러워해요. 잘 싸워놓고 그렇게 부끄러워합니다. 사랑 참 좋은 거네요. 그래도 둘은 약속했듯이, 서로의 이름을 부르면 돌아보고, 앞으로도 함께할 것입니다.
영화를 통해서 감독이 표현하고 싶었던 것은... 일단 액션 빠바방- 도 맞지만요. 계속해서 몸을 바꾸고 스스로 부서지며 싸우게 된 두 인물의 '인간성'에 대해 생각하게 싶었다고 합니다. 관객들은 리와 키샤를 동정하면서도 새로운 몸을 찾아 들어가면 안도의 한숨을 내쉬겠죠.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인지의 변화. 또 모습이 달라도 서로의 이름을 부르고 마주하는 둘을 통해 우리의 관계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해줍니다.
엔딩은 서로를 꼭 끌어안고 이름을 부르는 장면. 몸이 바뀌기에 '이름'이 중요해져서, 몇 번이고 강조되는 것 같습니다. 또 관객들이 둘을 알아보기에 필요한 것도 이름이니까요. 또 앞으로도 나아가리라는 희망찬 브금과 쿠키를 보여주며 마무리됩니다. 일이 해결되지 않은 건 아니에요. 그저 이 비극도 그들에게 있어서 한순간의 사건이리라 얘기합니다. 마지막은 완벽한 해피엔딩으로 보여주네요.
복수극에서 해피엔딩까지... 아름다운 SF였습니다.
+ 추가 질문
구체적으로 어떻게 외관이 바뀐건지 알 수 있을까요? 바뀌어가는 과정도 좋고, 아니면 마지막 엔딩에서의 모습이 어땠는지도 궁금해요.
바뀌는게 인간의 정신이 프로그램화돼서 이제 그냥 뇌와 메모리 칩을 구분할 수 없는 수준인가봐요. 그러니까 애초에 둘의 몸이 시작부터 사이보그였을지도? 소프트웨어가 안꼽혀있는 몸이면 코드를 연결해서 바로 갈아탈 수 있는 느낌입니다. 또 몸과 외관보다 그 칩에 입력된 고유한 정보가 더 인식에 중요해서, 불법도 아니라는 것 같아요.
리는 여전히 금발의 몸이었을 것 같구요, 스쳐봐도 체격 좋은 남성의 형태입니다. 신체적 능력이 좋은 몸을 애써 골라서 싸워온 것 같아요. 반면에 키샤는 색이 좀 바뀌었네요. 좀 파란 느낌... 그리고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작거나 어린아이의 몸이에요. 둘의 몸에 차등을 두자면 키샤의 몸이 더 프로그램 성능으로는 좋습니다.
뭔가 카드가 보면 리는 그냥 보이는대로 갈아타서 일단 싸우고 그랬던거같고 키샤는 어디에 보관소가 있었으니까 거기서 제일 좋은모델 골라쓰고 이런것같아요 둘이 따로 떨어졌을때 그렇게 행동한듯